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지고, 전이도 빠른데 치료 내성까지 잘 생기는 췌장암. 국내 10대암 중 생존율이 가장 낮은 췌장암(10년 상대 생존율 9.4%)의 비밀을 풀 열쇠를 국내 연구팀이 찾았다. 

삼성서울병원(원장 박승우) 소화기내과 이종균·박주경 교수, 영상의학과 이민우 교수, 메타지놈센터 김혜민 박사 연구팀과 UNIST(총장 이용훈)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세민 교수, 정형오 박사 연구팀은 최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분자암(Molecular Cancer, IF=41.444)' 최근 호에 췌장암의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 분석(scRNA-seq)을 수행한 결과를 발표(논문 제목: Single-cell transcriptome analysis reveals subtype-specific clonal evolution and microenvironmental changes in liver metastasis of pancreatic adenocarcinoma and their clinical implications)해 주목을 받고 있다.

박주경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전향적인 췌장암 코호트 구축을 시작해 지난 2015년 '삼성서울병원 췌담도계질환코호트'를 출범시킨 바 있으며, 연구팀은 췌장암의 조기진단, 모니터링, 예후 예측, 바이오마커 발굴 등 암 중개연구를 통해 환자에게 바로, 직접 도움이 되는 치료전략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췌장암이 진화 및 전이하는 방식을 규명하고, 면역 억제 미세 환경을 형성하는 과정을 밝혔는데, 이는 췌장암 세포가 빨리 자라고, 전이가 잘 발생하는 이유와 치료 과정에서 치료에 불응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양상을 분자 수준에서 살핀 연구다.

▲ PDAC 하위 유형의 ScRNA-seq 분석 및 임상적 관련성. (A) 실험 설계의 개략도. ScRNA-seq는 비 metast PDAC(N = 6), 전이성 PDAC(N = 15) 및 일치하는 간 전이(N = 7)를 포함한 21명의 환자의 PDAC 샘플에 대해 수행되었습니다. (B) NMF 하위 유형에 대한 서명 유전자의 표현을 보여주는 히트맵입니다. 히트맵의 각 열은 하나의 셀에 해당하며 히트맵의 각 행은 4개의 NMF 하위 유형의 서명 유전자에 해당합니다. 각 셀에 대한 원점, 환자, NMF 하위 유형 및 이전에 보고된 PDAC 분류 체계가 그림의 상단에 표시되고 각 서명 유전자 세트에 대한 GSEA의 결과가 그림의 오른쪽에 표시됩니다. (C) 고전적 및 기저 유사 하위 유형 내의 원점별 차이에 초점을 맞춘 경로 농축 분석. (D) 및 (E) Kaplan-Meier 디콘볼루션 TCGA PDAC RNA-seq 데이터 세트(D) 및 데이터 세트(SMC 코호트)의 기본 PDAC에서 기본 유사 하위 유형의 비율에 기초한 PDAC 환자에 대한 전체 생존 곡선입니다. (F) 코호트와 이전에 게시된 두 PDAC 코호트의 결합된 scRNA-seq 데이터의 다변량 Cox 회귀 분석을 통해 임상병리학적 매개 변수에 대한 추정 위험 비율과 NMF 하위 유형의 비율을 보여주는 포레스트 플롯입니다. 데이터는 위험 비율 ± 95% 신뢰 구간으로 표시됩니다. (G) RECIST v1.1에 따라 대상 병변의 합계에서 가장 좋은 백분율 변화를 보여주는 폭포수 플롯입니다. 각 막대는 연구 샘플을 나타내며, 샘플은 기저 비율이 22% 이상인 그룹(빨간색)과 아래 그룹(cyan)으로 나뉩니다. (H) 및 (I) PDAC NMF 하위 유형과 CT 스캔 이미지의 비율 (PDAC2341) 환자 PBH(2341)의 화학 요법 전후. 기원 내 악성 도관 세포 간의 평균 CNV 상관 계수 분포를 보여주는 J Boxplot(양쪽 윌콕슨 순위 합 검정: *P < 0.05, **P < 0.01, ***P < 0.001). (K) 및 (L) 개별 환자 PB2155 (K) 및 PB2191 (L)에서 CNV 프로파일의 계층적 클러스터링. (M) 및 (N) 샘플 기원으로 채색된 개별 환자 PB2155 (M) 및 PB2191 (N)에서 도관 세포의 감독되지 않은 전사 궤적. 궤적 방향은 화살표로 표시되었습니다. 궤적 투영(왼쪽)의 (O) 및 (P) 점은 세포 수준의 복사 번호 점수로 채색되었으며 개별 환자 PB2155 (O) 및 PB2191 (P)에서 알려진 암 관련 유전자에 대한 가장 강력한 복사 번호 변동이 있는 세포의 등고선도로 오버레이되었습니다. 바이올린 그림(오른쪽)은 기원별 유전자의 복사 번호 점수를 보여주었습니다(양쪽 윌콕슨 순위 합 검정: *P < 0.05, **P < 0.01, ***P < 0.001) ▲ PDAC 하위 유형의 ScRNA-seq 분석 및 임상적 관련성. (A) 실험 설계의 개략도. ScRNA-seq는 비 metast PDAC(N = 6), 전이성 PDAC(N = 15) 및 일치하는 간 전이(N = 7)를 포함한 21명의 환자의 PDAC 샘플에 대해 수행되었습니다. (B) NMF 하위 유형에 대한 서명 유전자의 표현을 보여주는 히트맵입니다. 히트맵의 각 열은 하나의 셀에 해당하며 히트맵의 각 행은 4개의 NMF 하위 유형의 서명 유전자에 해당합니다. 각 셀에 대한 원점, 환자, NMF 하위 유형 및 이전에 보고된 PDAC 분류 체계가 그림의 상단에 표시되고 각 서명 유전자 세트에 대한 GSEA의 결과가 그림의 오른쪽에 표시됩니다. (C) 고전적 및 기저 유사 하위 유형 내의 원점별 차이에 초점을 맞춘 경로 농축 분석. (D) 및 (E) Kaplan-Meier 디콘볼루션 TCGA PDAC RNA-seq 데이터 세트(D) 및 데이터 세트(SMC 코호트)의 기본 PDAC에서 기본 유사 하위 유형의 비율에 기초한 PDAC 환자에 대한 전체 생존 곡선입니다. (F) 코호트와 이전에 게시된 두 PDAC 코호트의 결합된 scRNA-seq 데이터의 다변량 Cox 회귀 분석을 통해 임상병리학적 매개 변수에 대한 추정 위험 비율과 NMF 하위 유형의 비율을 보여주는 포레스트 플롯입니다. 데이터는 위험 비율 ± 95% 신뢰 구간으로 표시됩니다. (G) RECIST v1.1에 따라 대상 병변의 합계에서 가장 좋은 백분율 변화를 보여주는 폭포수 플롯입니다. 각 막대는 연구 샘플을 나타내며, 샘플은 기저 비율이 22% 이상인 그룹(빨간색)과 아래 그룹(cyan)으로 나뉩니다. (H) 및 (I) PDAC NMF 하위 유형과 CT 스캔 이미지의 비율 (PDAC2341) 환자 PBH(2341)의 화학 요법 전후. 기원 내 악성 도관 세포 간의 평균 CNV 상관 계수 분포를 보여주는 J Boxplot(양쪽 윌콕슨 순위 합 검정: *P < 0.05, **P < 0.01, ***P < 0.001). (K) 및 (L) 개별 환자 PB2155 (K) 및 PB2191 (L)에서 CNV 프로파일의 계층적 클러스터링. (M) 및 (N) 샘플 기원으로 채색된 개별 환자 PB2155 (M) 및 PB2191 (N)에서 도관 세포의 감독되지 않은 전사 궤적. 궤적 방향은 화살표로 표시되었습니다. 궤적 투영(왼쪽)의 (O) 및 (P) 점은 세포 수준의 복사 번호 점수로 채색되었으며 개별 환자 PB2155 (O) 및 PB2191 (P)에서 알려진 암 관련 유전자에 대한 가장 강력한 복사 번호 변동이 있는 세포의 등고선도로 오버레이되었습니다. 바이올린 그림(오른쪽)은 기원별 유전자의 복사 번호 점수를 보여주었습니다(양쪽 윌콕슨 순위 합 검정: *P < 0.05, **P < 0.01, ***P < 0.001)

연구에 따르면 췌장암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환자 21명이 연구에 참여했으며, 이들의 평균 나이는 61세로, 13명(62%)이 여성이고 췌장암 3기가 6명(29%), 4기가 15명(71%)이었다.

4기 환자 15명 중 13명은 간으로, 2명은 간이 아닌 뼈나 림프절로 전이됐고,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9.7개월로 조사됐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연구팀은 내시경 초음파 유도하 세침조직검사(EUS-FNB)로 이들 환자의 조직을 획득해 21개의 원발성 췌장암 조직과 표본, 7개의 간 전이 표본을 단일 세포 전사체 데이터 분석을 했다. 

췌장암의 특성상 암의 진화와 타 조직으로의 전이 과정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효과적인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고, 궁극적으로 췌장암 환자를 살리는 개인 맞춤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구팀이 설명한 췌장암의 핵심 특징 중 하나는 췌장암의 세부 유형에서 기본형(Classical)과 기저형(Basal-like) 모두 상피-중간엽전이(EMT)가 활성화돼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전이를 일으키고, 관련 유전자 역시 세부 유형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유전자의 증폭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기본형에서는 ETV1, 기저형에서는 KRAS가 더 자주 관찰됐는데, 둘 모두 암세포의 빠른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다.

특히 기저형의 경우에는 췌장암의 여러 유형 중에서도 악성도가 높은데, 이러한 세포가 차지하는 비율이 22%만 되어도 예후를 더욱 나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단축시키는 데 기저형이 암조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결정적이라는 것도 이번에 밝혀졌다. 

기본형 56%, 기저형 36%이었던 환자는 항암제 투여에도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고 5.3개월 때 사망했지만, 반대로 기저형 없이 정상형과 기본형으로 조직이 구성됐던 환자는 치료 반응이 좋아 45.6개월간 추적 관찰이 진행됐고, 연구 종료시점에도 생존해 있었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이 발표한 췌장암의 또 다른 특징은 췌장암 진화 과정에서 종양 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억제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이다.

췌장의 인접 장기이자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간에 전이되면 면역 억제 특성을 가진 염증 세포 집단이 다른 부위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전이시 면역세포들이 억제됨으로써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게 하지 못하게 하고, 이로 인해 암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원리로 이러한 억제 환경을 형성하는 것도 췌장암의 세포에서 기저형 비율의 증가에 비례한다는 것도 함께 드러났다.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 분석을 담당한 UNIST 정형오 박사는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기술은 질병 발생 및 진화, 치료 반응성과 관련된 다양한 인자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라며, "종양 내 이질성과 종양 미세환경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필수적으로 활용될 것"이라 전망했다.

연구를 주도한 박주경 교수는 "췌장암에 대해 분자 수준에서 이해를 보다 정확히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난치암이라고 지레 포기하는 환자들이 없도록 돌파구를 찾기 위해 멈추지 않고 연구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았다.